일본소설 / 출간일 2012.7.20 / 읽은 날 2019.8.16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스물아홉 생일로부터 1년간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하야마 아마리의 자전적 에세이『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스물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였던 저자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보내던 중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며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죽을 용기마저 내지 못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텔레비전 화면에 무심코 시선을 던진 저자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으리라 결심하고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혼자만 힘들다는 생각에 괴로워했지만 1년의 치열한 삶을 통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주시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갖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정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지금껏 여러종류의 책을 읽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했었는데, 이책이 쉽게 잘 읽히기도 하지만, 역시 마음이 가는 책이라 그런지 내마음 같아서 인지 몇시간만에 훌쩍 읽어버렸다. 시간죽이기용 소설이기는 한데,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드는 문장들도 많았다.

 

열두발자국에 나왔던 '메멘토 모리'를 이용해서 주인공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죽음을 앞두면 무서울것이 없다. 미련이 남을 것도 없다. 29살 생일에도 여전히 혼자이며, 돈도없는 자신을 보면서 죽고싶지만 죽을용기조차 없는 그 절박하고 답답함. 내가 느꼈던것과 너무 똑같아서 마음이 먹먹했다.

 

소설이니만큼 뚱뚱한데도 불구하고 누드모델을 한다거나, 술집일을 한다는건 현실적이지는 못하지만, 정말 죽을마음을 먹지 않으면, 사람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저정도로 마음을 먹고 잠도 줄이고 살아가면, 정말 못해낼일이 없을것같다. 근데 그러지 못하는게 문제다.

 

나도 아마리 처럼 죽기전에 이루고 싶은 그무언가를 찾아보려고 한다. 아직도 이 휴지조각 같은 삶에 어떠한 미련이 있는걸까? 죽는것과 다름 없는 삶을 살고있는것 같다. 책으로 어떠한 답을 찾아보려는건 아니고, 아니 이책에서 처럼 정답은 결국 내안에 있다. 나또한 그걸 찾지 못했다.

 

1년후에 내가 죽는다면, 나는 오늘부터 무엇을 할까? 1년의 시간이 내게 남아있다면 나는 그 1년을 어떻게 살아갈까?  그렇다면 나는 우주를 움직일만한 내안의 간절한 무언가를 꺼내볼수 있을까.  

 

-처음엔 물이 뜨겁지 않았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끓는 물에 들어온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21p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수 있다." -34p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친구를 그리워했다. "아냐, 열심히 하면 좋은일이 생길거야"라고, 거짓말로라도 격려해 줄 그런 친구가 그리웠다. 하지만 나는 철저히 외톨이였다. -41p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보는 나는 천차만별이었다. 사실 그림 속의 나는 '나'이면서 또한 내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것은 무리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나에 대한 남들의 느낌을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뿐이다. -107p

 

-이제부터 맞이하게 될 수많은 '오늘들'은 나에게 늘 선물과도 같을것이다. 나는 죽는순간까지 '내일' 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의 인생은 천금 같은 오늘의 연속일 테니까.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 키케로 -2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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