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 출간일 2009.3.27 / 읽은 날 2019.7.4

 

마법의 빵이 만들어지는 곳, 위저드 베이커리
제2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구병모의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2008년의 <완득이>를 잇는, 2009년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집에서 뛰쳐나온 열여섯 살 소년이 우연히 머물게 된 신비한 빵집에서 겪게 되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미스터리와 호러와 판타지를 넘나드는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서사적 역량이 돋보인다.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나온지 10년이나 됐는데, 이제야 이런 명작을 보다니. 이것도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책이다. 책은 너무나 잘 읽혀서 펼쳐 들고 한 번에 끝까지 쭉 읽었다. 성장소설 이면서도 판타지 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

 

과한 판타지도 아니고 딱 적당한.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와 필력, 또 한번 우리나라에도 대단한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좋은 스토리는 어떻게 생각해내는 것일까. 늘 좋은 작품을 만나면 그런 궁금함과 동경의 마음이 생긴다. 작가의 여러 작품이 있으니 다른 작품도 읽어 보고 싶어 졌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들의 필체나 분위기가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래서 책을 많이 읽어봐야 하나 보다. 너무 멋진 이야기와 만나서 좋았다.

 

-타임 리와인더

우주는 왜 저런 빵처럼 단순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시간은 왜 커피 맛 식용 종이처럼 입속에서 녹아버리지 않을까. 사람의 영혼은 어째서 웨이퍼처럼 바삭거리며 간단히 부서져 버릴 수 없을까. -182p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담은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 걸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참치 통조림만도 못한 주제에.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는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 -185p

 

-N의 경우

머릿속에서 이성의 목소리가 내게 말을 건넨다. 추억은 그대로 상자속에 박제된 채 남겨두는 편이 좋아. 그 상자는 곰팡이나 먼지와 함께, 습기를 가득 머금고서 뚜껑도 열지 않은 채 언젠가는 버려져야만 하지. 환상은 환상으로 끝났을 때 가치 있는 법이야. 한때의 상처를 의탁했던 장소를 굳이 되짚어 가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아. 아직도 어린 시절의 마법 따위를 믿는 녀석은 어른이 될 수 없다고.

그러나 나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더욱 빨리 달린다. 추억이라니. 환상이라니. 그 모든것은 내게 있어서는 줄곧 현재였으며 현실이었다. 마법이라는 것 또한 언제나 선택의 문제였을 뿐 꿈속의 망중한이 아니었다. 지금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248p

 

N의 경우와 Y의 경우로 나눈 두 가지의 엔딩이 있다. 어느 하나 선택하기 힘들 정도로 두 가지 엔딩 모두 좋았다. 이 책에서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지만, 선택하기 힘든 엔딩이다. 정말 위저드 베이커리가 존재한다면, 주문이 끊임없을 것 같다. 나는 어떤 빵을 주문할까, 아마도 실패했던 무언가에 대한 주문을 하지 않을까..

 

주인공 소년의 아픈 가정사 이야기와 치유받아가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 책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상처 받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기분 좋아지는 책이었다.

 

소설 / 출간일 2019.4.5 / 읽은 날 2019.7.31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문학동네에서 2010년에 제정한 문학상이다. 등단 십 년 이내의 작가 작품 중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 동안 문예지를 비롯한 각종 지면에 발표된 신작 중·단편 소설을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 2019년 올해로 10주년을 맞이 했다. 책을 구매해본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올해의 대상은 정말 '핫' 하고 '영' 한 박상영 작가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이 수상하였다. 대상작 외에  김희선 '공의 기원' , 백수린 '시간의 궤적', 이주란 '넌 쉽게 말했지만', 정영수 '우리들', 김봉곤 '데이 포 나이트', 이미상 '하긴' 이렇게 총 7개의 젊은작가들의 단편이 있다. 단편으로 되어있어서 한작품씩 보는 재미가 있었다.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좋았던 작품도 있었고, 별로였던 작품도 있었다. 이건 주관적인 것이니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우선, 대상작은 퀴어 이야기라는 점이 생각보다 충격적이면서 신선했다. 박상영 작가님의 글은 처음 읽어봤는데, 정말 젊은작가 같았다. 신선하고 젊은 느낌, 웃기면서도 가끔씩 나오는 슬픔은 또 슬픈 대로 멋지게 시원하게 표현하는 게 참 좋았다. 정말 작가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표현해 냈다. 자기 이야기였던 것처럼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게 이 작가의 매력이라고 한다.

 

사실 퀴어 이야기에 공감하기는 힘들다. 우리나라에선 그 시선이 곱지 못한것도 사실이고, 그런 점을 충실한 기독교인 어머니로 동성애자는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그래서 정신병원에 보내버리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한 어머니와의 갈등은 끝까지 가고, 사과받고 싶지만 사과받지 못하고, 용서하고 싶지만 용서할 수 없음으로 마무리 된다.

 

정말 한국적이라고 생각했다. 내 주변에만 해도 동성애자는 정신적인 병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나는 잘 모르겠다. 정말 그것은 정신병일까, 아니면 남들과 조금 다른 것일 뿐일까, 만약 친구가 동성애자임을 고백한다면, 나는 이해하겠지만 나의 아이가 그런 말을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말 어려운 문제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다 똑같은 사랑이다. 아름다운 사랑이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 뿐이다..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가. 내게 있어서 사랑은 한껏 달아올라 제어할 수 없이 사로잡혔다가 비로소 대상에서 벗어났을 때 가장 추악하게 변질되어버리고야 마는 찰나의 상태에 불과했다.  -82p

 

핏줄이 연결된 것처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존재가, 실은 커다란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인생의 어떤 시점에는 포기해야 하는때가 온다는 것을. 그러니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생각을 멈추고, 고작 지고 뜨는 태양 따위에 의미를 부여하며 미소 짓는 그녀를 그저 바라보는 일. 그녀의 죽음을 기다리는 일.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버리기를 바라는 일이다.  -90~91p

 

대상작 외에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은 정영수 작가의 '우리들' 이였다. 불륜남녀의 글을 써주기 위해 그들과 만나 대화를 하다가 무산되어버리는 이야기 이다. 솔직히 이야기 자체의 특별함이랄까 그런 건 없었다. 어떻게 보면 불륜 이야기나 그들을 보며 옛 여자 친구를 그리워한다거나 하는 건 진부한 이야기이다. 근데 그냥 작가의 문체가 좋아서 좋았다. 별것없는 이야기에도 좋은 문체로 살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우리들

나는 회의로 가득차 있었고, 어디에서든 자그마한 희망의 불씨라도 발견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희망이란 때때로 멀쩡하던 사람까지 절망에 빠뜨리곤 하지 않나? 아니, 오로지 희망만이 인간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게다가 희망은 사람을 좀 질리게 하는 면이 있는데, 우리들은 대체로 그런 탐스러워 보이는 어떤 것들 때문에 자주 진이 빠지고 영혼의 바닥을 보게 되고 회한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237p

 

-모든 것이 끝난 뒤에 그것을 복기하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거나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해석하고 재창조하는 일이니까. 그것은 과거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아닌 과거를 새로 살아내는 것과 같은 일이니가. 그러니까, 읽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고독한 일이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글을 쓰다가 어쩌면 내가 영원히 혼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그게 문득 참을 수 없이 괴로워졌다.  -264p 

 

한국 중편 소설 / 출간일 1978.6.30 / 읽은 날 2019.7.4

 

대한민국에 난쏘공을 안 읽어본 사람이 있을까, 중고서점에 여러 권이 꽂혀있던 난쏘공은 입시를 위해 읽었던 그때, 어렴풋이 슬펐던 생각나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내가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책을 보면서 펑펑 운 것은 어릴 적 읽었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이후로 처음이었다.

 

어른이 돼서 읽게 된 이 책은 정말 지독한 현실 그 자체여서 이렇게 까지 다르게 읽힐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작가가 슬퍼하던, 그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1970년대의 현실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달라진 게 없고, 여전히. 우리는 공감하고 있다. 현재까지 거의 137만 부가 팔렸다는 이 책의 작가는 단 한 권의 연작소설로 한국 현대 문학의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된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더 이상 책을 내고 있지는 않고, 아직도 난쏘공이 팔린다는 것에 40년 전 그때와 달라진 게 없어 오히려 씁쓸하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이 너무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슬프고 암울한 것도 좋고, 단 하나의 희망조차 없는 냉혹함과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아프고 슬퍼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정말 그 여운이 며칠이나 남았던 기억이 난다. 한국소설이라 더 감정이입이 많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문구점에서 노트하나, 볼펜 하나를 사서 그 자리에 앉아서 써내려 갔다는 이 소설, 그는 대체 무엇을 보았고, 슬퍼하고 좌절했을까, 어떤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써내려 갔을까.. 작가의 문체가 너무나 좋아서 정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찬란한 비유나 은유보다는 하나하나의 상징성을.. 담담하고 잔잔하게, 슬프게 써 내려간 문장들, 그 담담함이 오히려 슬픔을 더 부각하고 스며들게 하는.. 난쟁이, 굴뚝, 까만 쇠공, 종이비행기, 달나라..

  

나는 70년대엔 존재하지도 않았고, 서울에선 살아본 적도 없다. 집이 없어 슬퍼해본 적도 없으니, 그 철거민의 마음도 이해할 수는 없다. 그 시대의 가난과도 거리가 멀고, 그런 독재 시절에 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가슴을 울리는 건, 철거민들의 투쟁은 내가 존재하던 시대에도 있었고, 공감할 수는 없어도, 느낄 수 있는 무언가. 지속되고 있는 그 무언가. 나 또한 겪었던,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비인격적인 대우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런 소설을 시험 문제로 출제 하고 답을 찾아가야 하기 위해 읽는다는건 참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나처럼 아마도 이해하지 못하지 않을까, 까만쇠공은 어떤 의미 였을까, 그것은 소망이였을까, 희망이였을까, 아버지의 자살은 결국 달나라에 도착했다는것일까, 그런것들에 대한 명확한 답이 있을까. 

 

결국, 고기굽는 냄새와 풀냄새로 대비되는 그때의 시절과, 금수저, 흙수저로 나뉘는 지금이 다를것은 뭐가 있을까, 엄마의 꿈대로 비극이 되어버린것. 그렇게 허무하게 난장이도, 그의 큰아들도 죽어서야 그 고통을 씻어낼수 있었던것, 슬픔과 비극으로 끝나는 소설은 누군가는 싫어하고 글쓰기를 할때도 주의를 하라고 많이 봤었는데, 나는 이 엔딩이 너무나 슬프고 좋았다. 작가는 비극적인 엔딩으로 쓴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어쩌면 그말은 맞는지도 모른다. 비극적인게 아니라. 그건 너무나 현실적이니까, 끝내 노동자는 이기지 못했을거니까. 끝내 가난함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지 못했을테니까. 그때도. 지금도.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 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외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80p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나는 아주 단순한 세상을 그렸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보다도 단순했다. 달에가서 천문대 일을 보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었다면 아버지는 오십억 광년 저쪽에 있다는 머리카락좌의 성운을 볼수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쌍한 아버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갔다. 

아버지는 생명을 갖는 순간부터 고생을 했다. 아버지의 몸이 작았다고 생명의 양까지 작았을 리는 없다. 아버지는 몸보다 컸던 고통을 죽어서 벗었다.  -212p

 

 

오랜만에 알라딘에서 쇼핑을 했다. 쇼핑이라기보다는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거지만. 늘 담아두기만 하고 구매까지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아직 못 읽은 책도 많지만, 역시 책은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빠르고 사놓고 언젠가 보겠지 하는 묘미가 있다.

아주 예전에 알라딘에서 문제집 분철했다가 불량이 와서.. 몇년동안 알라딘은 이용하지 않았었다. 오프라인 중고매장만 가고, yes24만 이용해 왔는데, 이번에 yes24 굿즈가 별로 없고, 알라딘 굿즈가 마음에 들어서, 정말 오랜만에 알라딘에서 주문을 했다. yes24도 그렇고 알라딘도 그렇고 쿠팡 로켓 배송도 당일배송이 되는 게 너무 좋다. 특히 지방에 살아서 이런 당일배송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늦은 저녁에 도착했지만, 택배는 역시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7시쯤에 와서 조금 놀랬다. 기사님들 늦은시간까지 늘 고생하신다. 택배 아저씨들 보면 마음이 짠하다.

 

오랜 시간 장바구니에 있었던 아픔이 길이 되려면, 그리고 최근에 읽고 싶어 진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역시 새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알라딘에서 구매하고 싶었던 큰 이유중에 하나였던 테드 창의 '숨' 양장판!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아직 다 못 읽어서 이걸 다 읽으면 꼭 숨을 구매해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묵혀두었었는데 양장판이 나오다니,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사은품으로 테드 창 북마크와 스티커도 있다. 책은 양장판이 좋다. 그래야 오래 보관할 수 있으니까.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표지가 하얀 책은 때가 탈까 봐 싫다. 알라딘에서만 양장판을 판매하고 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그리고 북마크도 같이 구매했다. 민음사 시리즈는 싫지만, 다른버전이 딱히 괜찮아 보이는 게 없었다. 북마크는 명작들을 주제로 한 책갈피이고, 로미오와 줄리엣, 정글북, 모비딕, 빨강머리 앤 등 여러 가지 있는데 예쁘고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굿즈. 고양이 책배개 이다. 다른 모양도 많았지만, 역시 집사는..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지. 다른 굿즈도 많았는데 그냥 베개만 사고 가격을 할인받는 것으로 했다. 아주 만족한 쇼핑이다. 과연 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줄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

 

 

마지막으로 이건 오늘 랄라블라에서 3만원 이상 구매하고 받은 무드등이다. 샴푸, 트리트먼트, 마스크팩 사니 3만 원 금방 휴..ㅠㅠ 무드등은 이쁜데 단점은 건전지 밖에 안된다는 거다. 뭐 저걸 받으려고 3만 원 이상 구매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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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 출간일 1919.. / 읽은 날 2019.8.22

 

데미안은 어릴 적 분명히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올해로 100주년이 된 이 책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영원한 고전이며, 누군가에게는 인생작이라고 불린다.  

데미안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 고전을 읽을 수준이 안되는 걸까? 이 얇은 책을 얼마나 오랫동안 읽었던 가. 얇다고 덤볐다가 정말 큰코다쳤다.

 

데미안은 누구일까, 신 일까, 아니면 싱클레어의 환상인가, 그가 찾고 있던 그 무언가 일까, 그저 친구일 뿐일까,아마도 싱클레어의 환상이나 그가 찾고 있던 무언가 이지 않았을까, 잘 모르겠다 사실 뭔가 데미안에 대해서 얘기해보면 할 말이 참 많을 것 같은데, 독서노트에도 그렇고 블로그에도 쓰려니 막상 어디서 곱씹어 봐야 할지 생각이 많이 드는 책이다.

 

최고의 작가다운 멋진 문장들의 향연이였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같은 그 유명한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는 건 가슴속 무언가가 꿈틀 대는 그런 감정이었다. 작가의 문체가 좋았고,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정말 안 읽혔다. 일단, 성경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종교적인것에 엄청난 반감이 들었고, 그게 무슨 뜻 인지 이해가 안 가서, 읽고 싶지 않아 져서 몇 달 방치해두다가 다시 꾸역꾸역 읽어 내려갔다. 데미안의 엄마를 좋아하는 건 가히 충격적이었고, 뜬금없는 전쟁신으로의 마무리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만 이런생각을 하는 건가, 내가 이상한 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사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나 느낌도 많이 봤었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인 건 맞는 것 같다.

 

모두가 극찬을 한다고 해서 나에게도 꼭 최고의 소설일수는 없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던 책이었다. 감히 내까짓게 최고의 고전을 별로라고 말할 자격 따위도 없고, 아직 이해를 못할 수준밖에 안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서 시간이 흐르면 다시 한번 읽어 볼 생각이다. 시간이 더 흐른 뒤에 보면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까? 

 

 

-두 세계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7p

 

-종말의 시작

이별이 곧 닥칠 것이다. 나는 그걸 생각해서는 안 되었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나비가 꿀 많은 꿀에 매달려 있듯 나는 아름다운 나날에만 매달려 있었다. 그것은 나의 행복한 시절이었다. 내 인생의 첫 성취였으며 동맹에 받아들여진 것이었다. 그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 나는 어쩌면 다시 싸워나가리라, 그리움으로 괴로우리라, 꿈을 꾸리라, 혼자 이리라.  -2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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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알베르 카뮈  (2) 2019.10.02

 

인문. 독서. 글쓰기 / 출판일 2018.6.25 / 읽은 날 2019.8.1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라는 문구에 이끌려 구매한 책 저자는 대통령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에 이은 3부작으로 강원국의 글쓰기를 썼다. 앞의 두 책은 못 읽어봤지만, 유튜브에서도 저자를 가끔 보곤 했었다.

사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쓴다는 자리 때문인지 엘리트 계층이 내는 딱딱한 책일 거라는 약간의 편견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술술 읽혔다. 문학적인 글쓰기 보다는 실용적인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 많고,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책이다. 

 

늘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많이 있었지만, 딱히 배워본적도 없고,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였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어본것도 처음이였다. 정말 글을 잘 쓴다는 유시민 작가의 책도 늘 궁금해 하면서 두꺼워서 피하기 일수였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이책의 영향이 컸다. 저자는 늘 말한다. 일단 쓰라고, 하루하루 꾸준하게 무엇이라도 써놓은 것이 중요하다고, 글쓰기는 실패와 재시도를 거듭하는 과정이니 일단 쓰라고, 나의 정체성과 문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내가 쓰는 글 자체가 재미있어야 글쓰기가 재밌어 진다고.

 

이책한권 읽는다고 갑자기 글을잘쓰는 사람이 된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나는 늘 유명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쓸까, 다들 천재가 아닐까, 매일 앉아서 뚝딱뚝딱 써내겠지 하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책을 보면서 힘들어 하는건 똑같고, 모두 실패와 성장을 거듭해 한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연설문이 탄생한다는것을 알게되었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쓴다는것은 정말 책을 쓰는것 보다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커리어를 쌓았음에도 저자는 글쓰기 학원을 만들고 책을 더 내고싶다는 꿈을 꾸면서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는게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아두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북다트 말고 플래그를 붙이고 밑줄도 엄청 그어가면서 정말 열심히 봤다.   

 

 

-1장 시작은 누구나 막막하다.

밀운불우(密雲不雨)라고 했다. 구름 안에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데 비를 뿌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누가 아는가, 언젠가 소나기 같은 폭우가 쏟아지면 곧장 소설이 될 것이요. 또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보슬비처럼 시가 되어 내리는 날이 올는지. 소설은 내 경험에 ‘만약’을 더하면 된다. 글 쓸 때마다 작은 목표를 하나씩 정해보자. 창피만 면하면 된다. 분량을 채우기만 하자, 마감 내에 쓰기만 하자, 문법에 맞게만 쓰자, 독자가 이해 못하는 글만 쓰지 말자. 이런 목표를 갖고 쓰면 성공한다. 작은 성공이다. 이런 성공이 모여 자신감을 만든다.

나는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만한 이유를 찾는다. 그동안 글을 많이 쓰지 않았다. 이제 고작 세 권째다.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 전도가 양양하다. 내 인생 최고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게는 시간이 있다. 시간이 있는 한 언젠가 좋은 글을 쓸 것이다.  -20p

 

-5장. 사소하지만 결코 놓쳐선 안되는 글쓰기 환경

글을 잘 쓰고 싶으면 시간을 많이 들이면 된다. 인디언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 써질 때까지 시간을 들이면 반드시 써지는 게 글이다.  -306p

 

-말과 글로 행복하기

나는 오늘도 아는 것이 재미있어 책을 읽는다.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생각난 것은 메모한다. 일상이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다. 이 네 가지가 리듬을 타며 나를 드러낸다. 누구의 간섭도 없고, 눈치도 보지 않는다. 날마다 새롭다. 하루하루가 충만하다. 스스로 고양되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남처럼 살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나답게 산다. -331p

 

 

에세이 / 출간일 2016.11.28 / 읽은 날 2019.7.7

 

아무런 잘못 없이 스스로를 질책해야 했던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우린 잘못이 없다고. 나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도 된다고 말이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돈 많고 잘 나가는 타인의 SNS를 훔쳐보며 비참해질 필요 없고, 스스로에게 변명하고 모두에게 이해받으려 애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할 필요 없고, 세상의 정답에 굴복하지 말라고 응원한다. 인생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상처 받지 말고,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문제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 나답게 살라고 말한다. <교보문고>

 

그냥 배송료 맞출려고 샀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시기가 그래서인지 지쳐있던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책은 쉽고 빠르고 술술 읽힌다. 어쩌면 쉬운 말들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목차만 봐도 듣고싶던말, 생각할 거리를 던 저주는 에세이이다.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나의 진짜 모습, 내자신이 되어 살 수 있도록 생각해볼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내용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끊어서 읽어도 잘 읽힌다. 이런 게 에세이의 매력인 것 같다.

 

나는 이기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줄만큼 나자신만을 챙기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타인의 신경을 쓰고 눈치 보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사실 남을 챙기는 것도 잘 못한다.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으나, 살아가며 많은 것을 겪으면서 느낀 바로는 그렇게까지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고, 인간관계만큼 나약하고 부질없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혼자 남게 된다. 나의 인생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나는 나를 좋아하고 있지만, 아직 사랑까지는 하고 있지 못한것 같다. 가끔 폭식을 한다거나 나를 학대하기도 하고 상처 받았던 일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자존감 수업에서처럼 자존감이 높으면 이런 것들을 그만하게 될까. 자존감 수업을 몇 번이나 읽었어도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건 책 몇 번 읽는다고 될 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인생의 여백과 바보비용을 둘 것

이정도이 정도 바보짓은 인생에 있을 수 있다고, 이 정도 삽질은 어쩌면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인생이 언제나 효율적일 수는 없다고,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그게 나도 좀 어려웠다고 말이다. 그 오차와 실수에 대한 관대함이 우리를 보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265p

 

 

처음 살아 보는 인생이라 나도 인생이 처음이라..

너무 실수투성이기만 해서 미안하다 내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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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교양. 뇌과학/ 출간일 2018.7.2/ 읽은 날 2019.7.26

 

인터넷으로 책 쇼핑하는것을 좋아하는데 중고서점만 들르다가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가서 열두 발자국을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책을 들었을 때, 너무 두꺼워서 살짝 내려놓을까 고민 한 번, 문송한 문과 출신이라 과학이나 수학과는 거리감이 있어서 고민 두 번, 그래도 너무 소설만 읽는 것 같아서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구매했던 책이다.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는가

'이거 아니면 안된다'라고 내 인생을 올인할 만한 선택을 하려면, 여러분의 머릿속에 그 지도가 있어야만 해요. 그래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겠죠. 그 지도가 아무리 엉성하더라도 자신만의 지도를 갖게 되면 그다음 계획을 짜고 어디서 머물지를 계획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남은 인생 동안 그 지도를 끊임없이 조금씩 짜고 어디서 머물지를 계획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남은 인생 동안 그 지도를 끊임없이 조금씩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인생을 마라토너가 아니라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시길 기대합니다.  -59~61p

 

-메멘토 모리(meme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면 그 어떤 두려움 없이 의사결정을 할수있다.

 

 

정재승 교수가 강연했던 자료를 모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독성이 좋고, 나름의 유머도 섞여 있다.

과학책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준 책이다. 뇌과학이라는 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과학이야기 이면서도 인문학과 함께 풀어내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까지 던져주니 과연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필사해두고 보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아서 선정하기가 더 힘들었던 책이었다. 좋은 강의들을 혼자서 읽어 내려가는 느낌으로 정말 기분 좋게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코스모스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다..) 뇌과학 분야에도 흥미가 생겼다. 편식하지 말고 여러 장르의 책을 읽어보는 것은 역시나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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