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독서. 글쓰기 / 출판일 2018.6.25 / 읽은 날 2019.8.1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라는 문구에 이끌려 구매한 책 저자는 대통령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에 이은 3부작으로 강원국의 글쓰기를 썼다. 앞의 두 책은 못 읽어봤지만, 유튜브에서도 저자를 가끔 보곤 했었다.

사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쓴다는 자리 때문인지 엘리트 계층이 내는 딱딱한 책일 거라는 약간의 편견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술술 읽혔다. 문학적인 글쓰기 보다는 실용적인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 많고,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책이다. 

 

늘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많이 있었지만, 딱히 배워본적도 없고,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였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어본것도 처음이였다. 정말 글을 잘 쓴다는 유시민 작가의 책도 늘 궁금해 하면서 두꺼워서 피하기 일수였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이책의 영향이 컸다. 저자는 늘 말한다. 일단 쓰라고, 하루하루 꾸준하게 무엇이라도 써놓은 것이 중요하다고, 글쓰기는 실패와 재시도를 거듭하는 과정이니 일단 쓰라고, 나의 정체성과 문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내가 쓰는 글 자체가 재미있어야 글쓰기가 재밌어 진다고.

 

이책한권 읽는다고 갑자기 글을잘쓰는 사람이 된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나는 늘 유명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쓸까, 다들 천재가 아닐까, 매일 앉아서 뚝딱뚝딱 써내겠지 하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책을 보면서 힘들어 하는건 똑같고, 모두 실패와 성장을 거듭해 한권의 책이 만들어지고, 연설문이 탄생한다는것을 알게되었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쓴다는것은 정말 책을 쓰는것 보다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커리어를 쌓았음에도 저자는 글쓰기 학원을 만들고 책을 더 내고싶다는 꿈을 꾸면서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는게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아두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북다트 말고 플래그를 붙이고 밑줄도 엄청 그어가면서 정말 열심히 봤다.   

 

 

-1장 시작은 누구나 막막하다.

밀운불우(密雲不雨)라고 했다. 구름 안에 물을 잔뜩 머금고 있는데 비를 뿌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누가 아는가, 언젠가 소나기 같은 폭우가 쏟아지면 곧장 소설이 될 것이요. 또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보슬비처럼 시가 되어 내리는 날이 올는지. 소설은 내 경험에 ‘만약’을 더하면 된다. 글 쓸 때마다 작은 목표를 하나씩 정해보자. 창피만 면하면 된다. 분량을 채우기만 하자, 마감 내에 쓰기만 하자, 문법에 맞게만 쓰자, 독자가 이해 못하는 글만 쓰지 말자. 이런 목표를 갖고 쓰면 성공한다. 작은 성공이다. 이런 성공이 모여 자신감을 만든다.

나는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만한 이유를 찾는다. 그동안 글을 많이 쓰지 않았다. 이제 고작 세 권째다.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 전도가 양양하다. 내 인생 최고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게는 시간이 있다. 시간이 있는 한 언젠가 좋은 글을 쓸 것이다.  -20p

 

-5장. 사소하지만 결코 놓쳐선 안되는 글쓰기 환경

글을 잘 쓰고 싶으면 시간을 많이 들이면 된다. 인디언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 써질 때까지 시간을 들이면 반드시 써지는 게 글이다.  -306p

 

-말과 글로 행복하기

나는 오늘도 아는 것이 재미있어 책을 읽는다.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생각난 것은 메모한다. 일상이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다. 이 네 가지가 리듬을 타며 나를 드러낸다. 누구의 간섭도 없고, 눈치도 보지 않는다. 날마다 새롭다. 하루하루가 충만하다. 스스로 고양되고 성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남처럼 살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나답게 산다. -331p

 

 

에세이 / 출간일 2016.11.28 / 읽은 날 2019.7.7

 

아무런 잘못 없이 스스로를 질책해야 했던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우린 잘못이 없다고. 나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도 된다고 말이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돈 많고 잘 나가는 타인의 SNS를 훔쳐보며 비참해질 필요 없고, 스스로에게 변명하고 모두에게 이해받으려 애쓰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할 필요 없고, 세상의 정답에 굴복하지 말라고 응원한다. 인생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상처 받지 말고,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문제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 나답게 살라고 말한다. <교보문고>

 

그냥 배송료 맞출려고 샀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시기가 그래서인지 지쳐있던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책은 쉽고 빠르고 술술 읽힌다. 어쩌면 쉬운 말들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목차만 봐도 듣고싶던말, 생각할 거리를 던 저주는 에세이이다.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나의 진짜 모습, 내자신이 되어 살 수 있도록 생각해볼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내용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끊어서 읽어도 잘 읽힌다. 이런 게 에세이의 매력인 것 같다.

 

나는 이기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줄만큼 나자신만을 챙기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타인의 신경을 쓰고 눈치 보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사실 남을 챙기는 것도 잘 못한다.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으나, 살아가며 많은 것을 겪으면서 느낀 바로는 그렇게까지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고, 인간관계만큼 나약하고 부질없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혼자 남게 된다. 나의 인생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나는 나를 좋아하고 있지만, 아직 사랑까지는 하고 있지 못한것 같다. 가끔 폭식을 한다거나 나를 학대하기도 하고 상처 받았던 일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도 한다. 자존감 수업에서처럼 자존감이 높으면 이런 것들을 그만하게 될까. 자존감 수업을 몇 번이나 읽었어도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건 책 몇 번 읽는다고 될 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인생의 여백과 바보비용을 둘 것

이정도이 정도 바보짓은 인생에 있을 수 있다고, 이 정도 삽질은 어쩌면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인생이 언제나 효율적일 수는 없다고,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그게 나도 좀 어려웠다고 말이다. 그 오차와 실수에 대한 관대함이 우리를 보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265p

 

 

처음 살아 보는 인생이라 나도 인생이 처음이라..

너무 실수투성이기만 해서 미안하다 내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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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편소설, 출간일 2012.12.19 / 읽은 날 2019.6.26

 

아주 유명한 소설이지만 꽤 늦게 읽은 책이다. 동네 서점을 구경하다가 왠지 나만 안 읽은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표지. 생각보다 두꺼워서 잠깐 고민을 했지만 호평이 자자하니 한번 시도해보자는 마음으로 구매를 마치고 돌아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로 유명한데 사실 한 번도 안 읽어봤다.

추리소설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뭔가 공장처럼? 뽑아내는 그의 많은 책들이 무언가 허점이 하나는 있을 것만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라는 신박한 변명을 해본다.

 

일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히고 끝에는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이다. 잘 쓰인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는 후문) 때문에 책이 두껍지만 하루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힐링 소설 같은 느낌이다.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나오고 그 끝에는 모든 것이 이어진다. 사연은 모두 나미야 잡화점으로 보내지고 잡화점의 주인은 그것에 대한 답장을 해주는... 짧게 말하면 이런 이야기다. 여러 사연들이 나오는 만큼 마음에 가는 사연이 있고, 그저 그랬던 사연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생선가게 뮤지션' 편이 제일 좋았다. 아마 이 사연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슬펐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고였다.

 

누구나 말 못 할 고민이 있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방황하고,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런 나약한 사람 중에 하나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런 게 무슨 고민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을 때, 나는 흠칫 놀랐다. 나는 편견이 없고 관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어쩌면 나 또한 나 자신에게만 관대했던 건 걸까..

이 책이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고민은 언제나 진행형이기 때문이겠지. 하나의 고민이 지나가면, 또 하나의 고민이 저 멀리서 뭐하냐고 빨리오라고 아직 끝이 아니라고 손 흔들고 있는 것처럼..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미야 잡화점이 있다면 나는 어떤 고민을 써서 보낼까 모든 게 고민 투성이 같은데.. 하면서 고민을 한참 했던 기억이 난다. 고민을 보내기 위해 고민을 하다니.. 아마 나는 밤을 새워 편지를 적고 고치고 또 적고 고치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은 부치지 못했을 것 같다..

 

 

- 제2장 한밤중에 하모니카를

내 음악 외길에 쓸모없지는 않았다는 것을 끝까지 믿으면 되는 건가. 그렇다면, 아버지. 나는 발자취를 남긴 거지? 실패한 싸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발자취는 남긴거지?  -1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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