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편소설, 출간일 2012.12.19 / 읽은 날 2019.6.26

 

아주 유명한 소설이지만 꽤 늦게 읽은 책이다. 동네 서점을 구경하다가 왠지 나만 안 읽은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표지. 생각보다 두꺼워서 잠깐 고민을 했지만 호평이 자자하니 한번 시도해보자는 마음으로 구매를 마치고 돌아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로 유명한데 사실 한 번도 안 읽어봤다.

추리소설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뭔가 공장처럼? 뽑아내는 그의 많은 책들이 무언가 허점이 하나는 있을 것만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라는 신박한 변명을 해본다.

 

일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히고 끝에는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이다. 잘 쓰인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는 후문) 때문에 책이 두껍지만 하루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힐링 소설 같은 느낌이다.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나오고 그 끝에는 모든 것이 이어진다. 사연은 모두 나미야 잡화점으로 보내지고 잡화점의 주인은 그것에 대한 답장을 해주는... 짧게 말하면 이런 이야기다. 여러 사연들이 나오는 만큼 마음에 가는 사연이 있고, 그저 그랬던 사연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생선가게 뮤지션' 편이 제일 좋았다. 아마 이 사연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슬펐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고였다.

 

누구나 말 못 할 고민이 있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방황하고,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런 나약한 사람 중에 하나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런 게 무슨 고민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을 때, 나는 흠칫 놀랐다. 나는 편견이 없고 관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어쩌면 나 또한 나 자신에게만 관대했던 건 걸까..

이 책이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고민은 언제나 진행형이기 때문이겠지. 하나의 고민이 지나가면, 또 하나의 고민이 저 멀리서 뭐하냐고 빨리오라고 아직 끝이 아니라고 손 흔들고 있는 것처럼..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미야 잡화점이 있다면 나는 어떤 고민을 써서 보낼까 모든 게 고민 투성이 같은데.. 하면서 고민을 한참 했던 기억이 난다. 고민을 보내기 위해 고민을 하다니.. 아마 나는 밤을 새워 편지를 적고 고치고 또 적고 고치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은 부치지 못했을 것 같다..

 

 

- 제2장 한밤중에 하모니카를

내 음악 외길에 쓸모없지는 않았다는 것을 끝까지 믿으면 되는 건가. 그렇다면, 아버지. 나는 발자취를 남긴 거지? 실패한 싸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발자취는 남긴거지?  -1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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