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 성공학/ 출간일 2019.07.22 / 읽은 날 2019.9.21

 

이책은 인터넷 책 쇼핑을 하다가 발견하게 된 책이다. 당시 신작이었는데 쪼개서 보다 보니 이제야 다 읽게 되었다. 책의 가독성은 좋아서 쉽게 잘 읽힌다. 독서를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어갈까, 어떤 책들을 볼까 얼마 만에 읽을까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독서를 위해 독서에 관련된 책들을 찾다 보다가 눈에 들어와서 구매를 했었다.

 

사실 작가의 정보는 잘 몰랐는데 유명한 책리뷰 블로거였다. -<현재 ‘핑크 판다’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며, 다수의 투자 카페와 사이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00여 권 이상의 책을 읽으면서 투자 이론을 갈고닦아,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병행하며 경험을 쌓았다. >

 

 

 

책 초반 부분에는 저자가 책을 읽어가는 과정, 그리고 투자이론에 관한 이야기와 책들을 추천해 준다. 사실 이 부분에 관심이 없어서 이 분야에 관한 책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또한 저자처럼 소설만이 책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대부분 소설을 읽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여러 가지 생각과 배움을 할 수 있는 분야의 책들이 엄청나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죽을 때까지 절대 다 못 읽을 엄청난 책들이 세상에는 있다. 이것은 기쁜 일이다. 그만큼 계속해서 내가 성장할 수 있으니까.

 

저자가 살아오며 느낀 감정들과 상황들에 관한 책추천도 많이 있다. 어떤 것은 구하기 힘들거나 절판인 것도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런 이야기들에서 위로와 용기를 준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책 읽기 방법에 대해서는 비법은 없다. 시간이 많아서 책 읽는 것이 아니다. 책과 글쓰기는 시간을 투자한 만큼 늘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 느리게 읽어도 중간에 포기해도 괜찮으니 꾸준히 읽어 내려가고, 하루도 쉬지 않고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느낌 오면 단숨에 읽어 버리고, 아예 읽지 않는 날들도 꽤 있었기에 반성하게 되었다.

 

저자는 2000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지 않은 책 이 없다고 한다. 2000권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한달에 10권이 내게는 최고의 기록이자 도전이었다. 물론 대부분이 소설이었고.. 역시 저 정도는 돼야 다독 가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저자의 말대로 쓸모없는 책은 없으니, 어떤 책이 든 읽으면 리뷰를 다 남기고, 리뷰 창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차근차근 집에 처박아둔 소설들부터 읽어 내려가고 어려운 책에도 도전해봐야겠다. 하지만 이 다짐은 늘 하고만 있다..

 

 

 

-책은 읽어나가며 차곡차곡 하나씩 내게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비법은 절대로 없다. -134p

 

-독서를 하는 이유는 이런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독서는 인식 범위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깊은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인식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그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 여기에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면 아이디어는 저절로 생긴다. -167p

 

-독서하는 사람과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 중에 누가 더 삶의 여유가 많을까. 시간을 아껴 독서하는 사람이 더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여유가 더 없을 듯하지만 정반대다. 독서하는 사람일수록 훨씬 더 인생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런 표현을 자주 했다. “책 읽은 권수가 늘어날수록 내 자산도 늘었다.” 신기하게도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내 삶을 돌아보면 그렇다. -253p

 

-독서를 하면 세상 모든 근심, 걱정이 다 사라진다. 독서 시간에는 오롯이 책을 읽고 있는 나와 책 속 세계만이 있을 뿐이다. 그 시간에 다른 것들은 내 뇌에 들어오지 못한다. 이미 인간의 상상과 실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했다. 책을 읽으며 내 뇌는 힐링된다. 그런 경험은 해본 사람만 알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254p

 

자기 계발. 성공. 처세 / 출간일 2016.02.22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18개국 판권 수출
출간 첫해에 아마존 역사상 가장 높은 별점을 받은 책
출간 전부터 [르몽드]가 격찬한 “기다려지는 아침을 만들어주는 책”

저자는 우리 모두에게 역경을 극복하고 특별한 삶을 창조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그는 가장 빛나던 스무 살의 나이에 음주 운전을 하던 대형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했고, 6분간 사망했으며, 열한 군데의 골절과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었다.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두를 극복해냈다. 그리고 두 번째 인생을 살게 해 준 ‘아침’의 비밀을 《미라클 모닝》에 담았다. 이 책은 아침잠에서 쉽게 깨어나게 만드는 사소한 변화들과 활기찬 하루로 만들기 위한 간단한 아침 습관들을 통해 잃어버렸던 아침을 되찾아줄 것이다.

 

이 책은 작년 이맘때쯤 읽었던 책이다. 사실 자기 계발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진부한 말 같기도 하고 지켜내기 힘들기도 한 게 성공한 사람들의 자랑 같기도 약 올리는 거 같기도? 해서 잘 보는 편은 아니다. 근데 당시에 미라클 모닝이 아주 핫 해서 궁금하기도 했고, 늦잠을 자주 자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저자는 교통사고 이후 열심히 살아가면서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책으로 옮겨냈다.

 

 

시간이 없다면, 기적의 6분이라도..
기적의 1분 : 명상 / 침묵
기적의 2분 : 다짐, 확신의 말
기적의 3분 : 비전보드, 성과를 그려본다.
기적의 4분 : 감사함, 일기장에 적기
기적의 5분 : 책읽기, 새로운 아이디어, 교훈을 배운다.
기적의 6분 : 운동, 정신을 깨우고, 집중력을 높임

 

일찍 일어나면 기적의 6분을 60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는 신나서 5시에 도전을 해보고 점차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당겨갔는데, 정말 딱 일주일 되니 루틴이 다 무너졌다. 저자도 30일 이상으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습관을 만드는 것도 힘들고 습관이 들어버린 것도 무섭다. 하지만 기적의 6분은 정말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책을 읽고 감사의 일기를 쓰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하기 힘든 나 자신이 문제일 뿐. 그래서 일주일이 지나니 괜스레 이 책도 '시크릿' 같은 느낌이 들었다. 된다 된다 하면 다 이루어진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나는 새벽의 시간이 너무 좋다. 모두가 잠든 캄캄한 새벽 조용한 바람소리 와 고요함이 좋다. 그래서 늘 졸리면 잠들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괜히 늦잠을 잘 때도 많았는데, 이 책을 보니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났으면 됐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면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새벽형 인간이었다. 근데 새벽에 일어나니 낮에 잠이 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난다고 해서 성공을 한다거나 꿈이 이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습관을 만드는 건 힘든 일이다.

 

 

 

-첫 번째 한 시간은 하루의 방향키다. 만약 내가 잠에서 깬 후 첫 한 시간을 게으르고 무계획적으로 보낸다면, 무척 게으르고 멍하게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만약 내가 하루의 첫 한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나머지 하루도 그렇게 따라가게 된다.

 

-평범함에 안주하게 되는 원인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삶의 목표가 필요하다. 마음을 움직이고 영감을 주며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목표라면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목표라면 더할 나위 없다. 지금 당장 삶의 목표를 만들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첫 번째 목표는 아주 사소하고 간단한 것이어도 좋다. ‘나의 삶과 내 주위 사람들의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 조금 더 많이 웃기로 한다’라던가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도울 일은 없는지 물어본다’ 같은 간단한 목표라도 괜찮다. 이런 작은 목표가 더 큰 목표를 향한 첫걸음이 된다.

 

-지금의 나와 되고 싶은 나의 차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쩌면 몇 가지 작은 변화로 충분히 좁힐 수 있는 차이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간극이 너무 벌어져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것만은 확실히 해두자.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내가 될 수 있다. 차이를 뛰어넘는 것은 가능하다

 

에세이/ 출간일 2018.04.23 / 읽은 날 2019.9.10

 

이책은 밀리의서재를 가입하고 첫달 무료를 이용하는데 처음으로 읽은 ebook 이다. 이북은 처음 읽어봤는데, 핸드폰으로 그냥 보다보니 가볍게 읽을 수 있는걸로 찾다가 베스트 셀러 목록에 있어서 읽게되었다. 하지만 역시 책은 그 종이의 질감과 넘기는 맛이 좋은것 같다. 핸드폰으로 보는건 영 안맞아서 이책밖에 보지못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밀리의서재에 책 종류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아마 결재를 하지는 않을것 같다. 이북리더기가 있으면 사용하면 좋겠지만, 역시 난 아직 종이책이 좋은 것 같다.

 

 

책은 이런식으로 중간중간 작가의 일러스트도 들어가 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고 좋아서 책으로 구매했어도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 위로같은 말들이 많고, 작가의 살아온 이야기 실패담 들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만나볼수 있다.

 

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아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좋은 직장에 가야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비소로 진정한 어른이 된다. 보험과 저축, 적금, 집, 차 등도 이 나이가 되면 이 정도는 챙겨야 한다. 과연 이런 인생 매뉴얼은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이 매뉴얼대로 살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한 인생인 걸까? 매뉴얼에 가까워지도록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도? 그럼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나도 아직 찾지 못했는데, 작가도 마찬가지 인 듯 하다. 내가 하고싶은건 뭘까. 방구석에 틀어박혀 오랜시간을 고민해도 그것에 대한 해답은 없고, 빨리 찾은 사람은 좋은거고. 그는 자신의 인생을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이야기에 그림을 더해 웃픈 현실을 위트 있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마음먹기에 따라 인생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달라질 테니까. 느려도 뒤쳐져도 괜찮다는 말이 많은 위로를 줬다.

 

 

-아이캔 두 잇

현명한 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노력과 시간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더라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용기. 실패했음에도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
현명한 포기는 끝까지 버티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체념이나 힘들면 그냥 포기해버리는 의지박약과는 다르다. 적절한 시기에 아직 더 가볼 수 있음에도 용기를 내어 그만두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 는 것이 이익이니까. 인생에도 손절매가 필요하다. 타이밍을 놓치면 작은 손해에서 그칠 일이 큰 손해로 이어진다. 무작정 버티고 노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겐 노력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무모하지만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포기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인생은 수수께끼

가끔은 인생에 묻고 싶어진다. 왜 이렇게 끝도 없이 문제들을 던져주냐고. 풀어도 풀어도 끝도 없고, 답도 없다. 이쯤 되니 인생이 하나의 농담처럼 느껴진다. 정답 없는 수수께끼 같은 농담 말이다.
농담을 걸어온다면 농담으로 받아쳐주자.
심각할 필요 없다. 매번 진지할 필요도 없다. 답을 찾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농담을 못 받아치고 심각하게 대답하는 것처럼 센스 없게 살고 싶지 않다.
내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고 현실은 궁상맞지만 과거처럼 비관적으로 반응하지 않겠다. 이건 ‘답’이 아니라 ‘리액션’이 중요한 시험이니까. 내 리액션은 괜찮은 걸까?

 

-어쩌다 어른이 됐습니다만

나는 내 삶을 더 사랑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몇 천 번이라도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 생각이다.
내가 내 인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내 인생을 사랑해준단 말인가.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끌어안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관점의 차이다.

 

'독서이야기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1) 2019.09.03

드라마,멜로,로맨스/한국/2001.9.28개봉/감독-허진호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는 내가 한국멜로 영화중에 제일 좋아하는 영화이다. 2001년 개봉이면 벌써 20년이 다되가는 영화인데, 사실 영화 개봉당시에는 초딩시절이라 영화를 몰랐다.

10대때 봄날은 간다를 보면서는 재미없고 지루해서 잠들었고, 20대 초반에 본 영화는 이영애 진짜 너무 이쁘다. 그치만 나쁜년, 유지태 불쌍해. 정도 였고, 20대 중반, 후반에 본 영화는 정말 볼때마다 다른 기분이 들고 여운이 남아서 인생의 명작이 되었다.

 

 

 

일때문에 만나게 된 은수와 상우의 첫 만남. 이때부터 상우는 은수와 사랑에 빠질걸 알았을까. 뭔가 시큰둥한 은수와 기대감에 차 있는 상우. 그리고 저 빨간목도리가 너무 예뻐서 겨울마다 빨간목도리를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상우는 대가족이 함께 살고, 은수는 혼자 살고 있다. 은수는 딱히 만나는 친구도 없다.

이장면을 보면서 비내리는 창문앞의 책상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은 이룬 상태지만) 봄날은 간다 영화 때문에 뭔가 강원도에 대한 로망이 생겼었다. 은수가 살고있는 낡고 조그마한, 바다가 보이는 강릉의 아파트에 대한 로망이랄까.

 

나는 남쪽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강원도란 항상 엄두도 내기 힘든 그런 무언가의 곳이였고, 사실 영화를 보기전까지는 딱히 관심도 없는곳이였다. 지금까지도 강원도는 3번 가봤는데, 처음 사랑에 실패 했을때, 혼자 배낭을 매고 갔었고, 그다음은 친구와 그다음은 연인과 갔었다. 3번다 다른 느낌이였지만, 느낌만 다를뿐 그곳이 좋다는건 늘 같았다. 그래서 아직도 나이들면 강원도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

술에취한 상우가 은수가 보고 싶어 새벽에 강릉까지 택시를 타고가는 장면. 그리고 달려와서 안아주는 은수. 나에게도 언젠가 이런 시절이 있었다. 뜨거운 사랑을 했던 시절. 달려가 그사람을 안는 것 만으로도 가슴 벅차오르던 시절. 그때가 생각나서 이 장면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은 다시 오지않고 그런사랑도 다시 할 수 없을테니까.

 

 

뜨거웠던 사랑은 점점 바래져 간다. 사랑이 왜 변하는지 알 수 없는 상우와 그런 상우가 안쓰러우면서도 답답한 은수. 그렇게 그들의 봄날은 가기 시작한다.

 

뜨거운 사랑을 했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사랑의 속도가 같을수 없는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직 그대로 인데, 왜 같이 시작했는데 너는 끝이 났을까. 왜 나는 아직 아픈데 너는 아무렇지 않을까.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 였나 할 정도로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었다.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만큼 참 오랜시간을 잊지못하고 아파하면서 살았었다. 그렇게도 아파했었는데, 나자신보다 그사람을 더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습게도 지금은 얼굴조차 기억도 안난다. 지금 기억나는건 그저, 내가 살아오며 타인을 나자신보다 사랑할수 있었던 시절이 우습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는것. 나도 뜨거운 사랑을 해본 시절이 있었긴 했구나. 정도가 끝이다.

 

아마. 은수도 같은마음이지 않을까. 상우를 보면 그냥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상우는 20대 초반의 내 모습이고 은수는 지금의 내 모습이다. 은수는 한번의 이혼을 겪었고, 더이상 사랑에 대한 미련같은것은 남아 있지 않으리라. 그저 오는 사랑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랑이 또 찾아왔으니 그 사랑을 향해 간다. 영원한 사랑이란 없으니까. 어차피 모두 변해버릴것을 알기에 마음깊이 사랑할 필요없으니까. 

 

 

다시 찾아온 은수를 상우는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는 이장면에서 상우가 많이 성장했구나 느꼈다.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필요없어진 화분처럼. 더이상 은수가 없어도 살아갈수 있음을 알기에. 은수가 찾아온건 상우가 그리워서가 아니라, 결국 잠깐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서, 그리고 또 떠날걸 알기에.

 

사랑은 다시 또 온다. 누군가는 다시 또 온다. 그때처럼 뜨거운 사랑을 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렇다고 해서 그것또한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는없다. 사랑의 다른형태일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어쩌면 그 형태가 더 나은 것일수도 있다. 상우가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 2019.09.30
중경삼림  (2) 2019.09.22

 

일본소설 / 출간일 2012.7.20 / 읽은 날 2019.8.16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스물아홉 생일로부터 1년간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하야마 아마리의 자전적 에세이『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스물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였던 저자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보내던 중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며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죽을 용기마저 내지 못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텔레비전 화면에 무심코 시선을 던진 저자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으리라 결심하고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혼자만 힘들다는 생각에 괴로워했지만 1년의 치열한 삶을 통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주시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갖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정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지금껏 여러종류의 책을 읽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했었는데, 이책이 쉽게 잘 읽히기도 하지만, 역시 마음이 가는 책이라 그런지 내마음 같아서 인지 몇시간만에 훌쩍 읽어버렸다. 시간죽이기용 소설이기는 한데,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드는 문장들도 많았다.

 

열두발자국에 나왔던 '메멘토 모리'를 이용해서 주인공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죽음을 앞두면 무서울것이 없다. 미련이 남을 것도 없다. 29살 생일에도 여전히 혼자이며, 돈도없는 자신을 보면서 죽고싶지만 죽을용기조차 없는 그 절박하고 답답함. 내가 느꼈던것과 너무 똑같아서 마음이 먹먹했다.

 

소설이니만큼 뚱뚱한데도 불구하고 누드모델을 한다거나, 술집일을 한다는건 현실적이지는 못하지만, 정말 죽을마음을 먹지 않으면, 사람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저정도로 마음을 먹고 잠도 줄이고 살아가면, 정말 못해낼일이 없을것같다. 근데 그러지 못하는게 문제다.

 

나도 아마리 처럼 죽기전에 이루고 싶은 그무언가를 찾아보려고 한다. 아직도 이 휴지조각 같은 삶에 어떠한 미련이 있는걸까? 죽는것과 다름 없는 삶을 살고있는것 같다. 책으로 어떠한 답을 찾아보려는건 아니고, 아니 이책에서 처럼 정답은 결국 내안에 있다. 나또한 그걸 찾지 못했다.

 

1년후에 내가 죽는다면, 나는 오늘부터 무엇을 할까? 1년의 시간이 내게 남아있다면 나는 그 1년을 어떻게 살아갈까?  그렇다면 나는 우주를 움직일만한 내안의 간절한 무언가를 꺼내볼수 있을까.  

 

-처음엔 물이 뜨겁지 않았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끓는 물에 들어온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21p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수 있다." -34p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몸을 부르르 떨며 친구를 그리워했다. "아냐, 열심히 하면 좋은일이 생길거야"라고, 거짓말로라도 격려해 줄 그런 친구가 그리웠다. 하지만 나는 철저히 외톨이였다. -41p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보는 나는 천차만별이었다. 사실 그림 속의 나는 '나'이면서 또한 내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것은 무리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다만 나에 대한 남들의 느낌을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뿐이다. -107p

 

-이제부터 맞이하게 될 수많은 '오늘들'은 나에게 늘 선물과도 같을것이다. 나는 죽는순간까지 '내일' 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의 인생은 천금 같은 오늘의 연속일 테니까.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 키케로 -234p

 

인문. 글쓰기 / 출간일 2016.12.15 / 읽은 날 2019.9.9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에는 흔들리지 않는 규칙이 있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모든 소설 쓰기의 방법론이 이 책 한 권에 담겼다.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는 1994년 초판이 나온 후 2002년, 2004년, 2010년 개정을 거듭하며 독일에서 “글쓰기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 프리츠 게징은 여덟 권의 소설을 쓴 작가이자 독일 최고의 글쓰기 전문가로서 초보자와 프로 작가를 아우르는 “소설 쓰기의 비법”을 공개한다.

삶이 이야기가 되는 순간부터, 스토리와 캐릭터, 이야기의 플롯, 화자와 서술 시점, 구성과 줄거리 모델, 공간, 언어, 수정과 퇴고까지 소설 쓰기에 필요한 모든 이론을 꼼꼼히 일러준다. 또한 마거릿 미첼,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버지니아 울프, 밀란 쿤데라, 제인 오스틴, 폴 오스터 등 세기를 빛낸 작가들과 작품을 짚어가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의 비밀”과 “조건”을 알아본다.

 

 

강원국의 글쓰기가 기본적인 글쓰기에 충실한 책이라면, 이 책은 소설가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기본적인 테크닉을 알려주는 가이드북 같은 책이다. 책은 작고 두껍지만, 술술 잘 읽힌다. 그냥 읽어 내려가기보다는 꼼꼼하게 체크해두고 읽어 내려가야 할 책이고 정말 소설을 완성시킬 생각이 있다면, 두고두고 봐야 할 책이다.

 

 

 

무조건 천재적인 영감으로, 타고난 재주로 소설같은 것은 완성시킨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들도 나름의 노하우와 노력, 창작의 고통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 좋은 작품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유명한 작가들이 어떻게 글을 써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다.

아쉬운 점은 독일 작가의 책이다 보니, 한국 작가는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책을 보니 더 읽어보고 싶은 작품들이 많아졌다. 마지막에는 작가의 추천목록도 있는데, 읽어 본책이 몇 권 되지 않았다. 저기 있는 책들을 모두 읽어보고, 매일 연습한다면 완성할 수 있는 그날이 올까.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개의치 말고 매일 쓰도록 하라." 작가는 피아니스트, 프로 테니스 선수, 등산가와 같아야 한다. 즉,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정말 오랫동안 연습해야 하고, 힘과 의지가 꺾여서도 안 되고, 노련함이 녹슬어서도 안 된다. -68p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란 참으로 근사한 일이다. 글을 쓰면서 우리는 더 이상 자신에게 머물 필요가 없고, 자신이 창조한 우주에서 움직일수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오늘 나는 남자가 되었다가 여자가 되기도 하며, 가을날 오후에 노란 낙엽을 밟고 말을 타고 숲을 지나가기도 한다. 나는 또 멋지고 근사한 말에, 잎사귀에, 바람에, 주인공이 하는 말속에 존재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랑에 빠진 주인공의 눈을 감게 만드는 불타는 태양 안에 존재할 수도 있다." -16p

 

독일 소설 / 출간일 1974.. / 읽은 날 2019.7.16 

 

1972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하인리히 뵐의 소설.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이다.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소설은 소박한 카타리나 블룸이 어쩌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는지 조사하며 닷새간 그녀의 행적을 재구성하여 이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974년 2월 24일 일요일 한 일간지 기자가 살해당한다. 살인범은 27세의 평범한 여인, 카타리나 블룸. 그녀는 경찰에게 그를 총으로 쏘아 죽였다고 자백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가정관리사로 일하면서 성실하고 진실한 태도로 주위의 호감을 샀던 총명한 여인 카타리나. 그런 그녀가 왜 살인을 저질렀을까. 

 

1970년대의 독일의 모습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것, 아니 어쩌면 전 세계가 같지 않을까.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해, 언론은 한 사람의 인생을 아무렇지 않게 무참히 짓밟을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짓밟힌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는 걸까. 그녀의 살인은 정당한 것일까. 아니면 그럼에도 살인은 용서되지 않는 것 일까. 많은 생각이 들게됐다.

 

책은 얇아서 어쩌면 쉽고 빠르게 읽어내려 갈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잘 읽히지 않았던건 일단은 이름이 어려워서 헷갈렸다. 그것때문에 자꾸 걸려서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당시 시대의 독일의 배경을 잘 몰라서 배경이해의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다.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한 사회와 인간을 그린 작품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에 징집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시대의 무언가를 많이 보고 느끼셨을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작품이 있지만, 번역본이 많이 나온것 같지는 않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독일 영화 '타인의 삶' 2007.03.22. 개봉

 

책을 읽으면서, 독일 작품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영화 '타인의 삶'이 생각났다. 검색을 해보니 타인의 삶은 1980년대 배경인데, 뭔가 도청을 한다던가, 좌파로 몰아가는 것 같은것들이 그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언론이 한사람을 살인으로 까지 몰아가는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영화인데, 그냥 왜인지 모르게 생각이 났다. 

 

정말 좋아했던 영화였는데, 그 영화의 분위기와 책이 닮은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정말 명작이라, 책리뷰에 쓸건 아닌것 같아서 생략하려 한다. 영화를 보고 가슴먹먹해 눈물이 나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책과 영화가 닮아있다는것이 그당시 독일사회의 배경이였을거라 생각이 된다.  

 

 

-마지막으로 반전시키거나 끌어들이거나 옆길로 흐름을 유도하는 작업이 시작되기 전에 여기에서 소위 기술적으로 끼어들어 한마디 해야겠다. 이 이야기에서는 너무나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난감하고 다 다룰수 없을 만큼 파란만장 하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단점이다. 물론 프리랜서로 일하는 어느 가정부가 기자를 살해한다면 그건 상당히 우울한 이야기다. 그런 경우는 실상을 낱낱이 밝히거나 최소한 설명하려고 시도는 해야한다.

 

-이들은 한편으로 매스컴을 타기를 원하지만, 단지 특정한 방식으로만 그럴뿐이다. 그저 동시에 이야기될 수 없는, 지속적인 흐름(내지는 자연스러운 이야기 진행)을 방해하는 사물과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은 소위 면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소설 / 출간일 2017.6.28 / 읽은 날 2019.7.22

 

김애란이 선보이는 일곱 편의 마스터피스. 작가 생활 15년간 끊임없이 자신을 경신해오며,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의 이야기를 우리의 언어로 들었을 때 느끼게 되는 친밀감과 반가움, 그 각별한 체험을 선사해온 저자가 《비행운》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 『바깥은 여름』.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 제8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포함한 일곱 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소설집의 문을 여는 작품 《입동》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부서진 일상을 따라가며 독자로 하여금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다가도, 그 고통이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을 때는 고개 돌려 외면해버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상기하게 만든다. 십대 무리와 노인과의 실랑이 끝에 노인이 죽는 사건이 일어난 후 그 사건의 목격자인 ‘나’의 아들 ‘재이’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편견에 둘러싸이고, 그런 편견 사이에서 천진하다고만 생각한 아이에게서 뜻밖의 얼굴을 발견하게 되는 ‘나’의 이야기를 담은 《가리는 손》 등의 작품을 통해 가까이 있던 누군가를 잃거나 어떤 시간을 영영 빼앗기는 등 상실을 맞닥뜨린 인물들, 친숙한 상대에게서 뜻밖의 표정을 읽게 되었을 때의 당혹스러움 같은 것을 마주하게 된다.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은 빠르게 읽혔다. 단편들 모두 무언가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 였다. 아이의 상실, 반려견의 상실, 언어의 상실, 오래된 연인의 상실, 남편의 상실 같은 일상적인 것들이었다. 그래서 소재에 대한 흥미보다는 평범한 이야기 속에 작가의 필체가 좋았다. 주인공들의 생각 묘사 같은 것들이 좋아서 생각보다 필사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그렇지만 아주 슬프지는 않았다. 그리고 뭔가 젊은 작가상을 보고 읽어서 그런지 연륜이 느껴지는 문장이라는 기분이 많이 들었다. 오래된 젊은 커플 이야기인데도 뭔가 젊은 느낌이 덜한 기분이 들었다.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지만 나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이 책이 너무 슬프고 우울하다고 하는데, 몇 가지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렇게 우울한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그런 상실감들에 익숙해서 그런 거 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허탈하게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생각해보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상실감이고, 작가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은 몰라.' 하는 기분을 나도 잘 안다. 나의 슬픔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기사 한 줄 일수도 있고, 안주거리가 될 수도 있는것처럼. 그 기분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가슴이 조금 먹먹했다.

 

-입동

우리는 알고있었다. 처음에는 탄식과 안타까움을 표현 이웃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기 시작했는지. 그들은 마치 거대한 불행에 감염되기라도 할 듯 우리를 피하고 수군거렸다. 그래서 흰 꽃이 무더기로 그려진 벽지 아래 쪼그려 앉은 아내를 보고 있자니, 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꽃매'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며 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 한파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두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36~37p

 

-노찬 성과 에반

잠이 오지 않을 때 찬성은 어둠 속 빈 벽을 바라보며 자주 잡생각에 빠졌다. 그럴 땐 종종 할머니가 일러준 '용서'라는 말이 떠올랐다.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일은 나중에 어떻게 되나. 그런 건 모두 어디로 가나.  -45p

 

-어디로 가고 싶으신 가요

어쩌면 그날. 그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녔을까. 참으려고 했는데 굵은 눈물방울이 편지지 위로 투둑 떨어졌다. 허물이 덮였다 벗어졌다 다시 돋은 내 반점 위로, 도무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얼룩 위로 투두둑 퍼져 나갔다. 당신이 보고 싶었다.  -266p

 

 

+ Recent posts